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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과학 상식/Chemistry

카멜레온의 색은 왜 변할까?: 구조색(structural colors)과 화학색(colors)

by 굥디굥디 2020. 9. 17.

 우리는 다양한 색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과 생명체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물질이 어떻게 자신의 색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데요, 특히 일반적인 색의 발현 과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색을 만들어내는 구조색(structural colors)을 집중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화학색

 먼저 화학색(colors)의 발현 과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사람이 색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빛(light)이 필요합니다. 혹시 같은 물질에 다른 빛을 쏘였을 뿐인데, 그 물질의 색감을 완전히 다르게 인식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다들 한 번쯤은 옷 가게에서 봤을 때는 분명 마음에 드는 색감이었는데, 집에 와서 다시 보니 아까 봤던 그 색이 아니라고 느끼신 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화학색이 우리에게 장난을 친 사례입니다.

 

 빛은 아주 넓은 영역대의 전자기파의 형태인데요, 그 중 사람의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visible light) 영역입니다.

 

 

전자기파 스펙트럼

 

 

 가시광선이 어떤 물질에 도달하게 되면 물질은 그 물질 고유의 특성에 해당하는 특정 파장을 흡수하게 되고, 이때 미처 흡수되지 못한 가시광선 영역이 우리 눈에 들어올 때 우리는 그것을 색으로 인식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현되는 색을 화학색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구조색(structural colors)이란 무엇일까요?


구조색

 본격적으로 구조색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아름다운 나비 사진을 한 장 볼까요?

 

 

파란색 나비 사진

 

 

 보시는 것처럼 사진 속 나비는 영롱한 파란색을 띠고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자세히 사진을 들여다보면 나비의 색이 일반적인 파란색과는 느낌이 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나비가 일반적인 파란 물질과는 다른 색감을 갖는 이유는 나비의 파란색은 화학색이 아닌 '구조색'이기 때문입니다. 즉, 파란색 색소(화학색)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비 날개의 규칙적인 내부 구조로 인해 색이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나비의 날개를 미세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아래 그림과 같은데요, 사실 사진 속 파란 나비의 날개는 무색이며 복잡한 구조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Picture from Shinya Yoshioka, Osaka University

 

 

 우리가 보고 있는 파란 나비의 날개가 사실은 무색이라니, 왜 우리의 눈은 이 나비를 파란색이라고 보는 것일까요? 영롱한 파란 나비 날개의 비밀은 구조색(structural colors)에 있습니다.

 

 나비 날개의 복잡한 구조가 가시광선의 특정 파장을 반사하고, 반사된 가시광선이 우리의 눈에 들어와 나비의 색으로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는 이것을 구조색이라고 부르는데요, 자연에는 이렇듯 구조로 인해 발색되는 구조색이 빈번하게 존재합니다.

 

 

카멜레온 사진

 

 

 자연 속 알록달록한 생명체인 카멜레온(chameleon)도 마찬가지로 구조색을 활용합니다. 카멜레온 피부의 단면을 미세현미경으로 관찰해보면 피부층이 비접촉형 격자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의 공격을 받아 카멜레온이 흥분하는 경우 카멜레온은 피부층의 격자 간격을 늘리게 되고, 이에 따라 피부의 구조가 가시광선의 장파장 영역을 반사하여 카멜레온의 피부색을 변화시킵니다. 이처럼 구조색을 통해서라면, 한 가지 소재를 가지고도 다양한 색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색은 두 세가지 정도만 제외하면 모두 구조색이라고 하니, 한 번쯤은 자연 속에 아름다운 색을 발견했을 때 구조색의 원리를 떠올려본다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