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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꿀팁] 논문 읽는 법(feat. 논문 리뷰 방법)

by 굥디굥디 2020. 9. 23.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번 포스팅에서는 연구를 막 접한 새내기 연구자를 위한 논문 검색 방법을 알아보았어요.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실만한, 검색한 논문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대학교 2학년 시절 학부연구생으로 연구실에 출근한 첫 날, 선배가 공부하라며 논문을 몇 편 인쇄해주셨어요. "나도 논문 한 번 읽어보자, 전부 이해해주겠어!"하는 호기로운 마음으로 노트와 펜을 준비해놓고 논문 첫 장의 제목부터 결론까지 그냥 잡히는대로 쭉 읽고는 했는데, 논문 한 편 읽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정작 읽은 논문은 나중에 요점이 뭔지 잘 모르겠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내가 이렇게 바보인가..." 하고 자괴감도 많이 들었어요. 그 이후로 논문을 잘 읽는 법에 대해 여기저기 조언도 구하러 다니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논문을 읽어봤어요. 지금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논문을 읽는 저만의 요령과 습관이 생기게 되었죠. 논문 리뷰를 낯설어하는 모든 새내기 연구자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논문을 빠르고, 나름 쉽게 읽는 꿀팁

여러분, 대학원 오세요! (해맑)

논문을 읽는 마음가짐

  처음 논문을 접하신 분들에게 먼저 몇 가지 조언을 해드리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 처음 읽은 논문을 한 번에 이해해야한다는 강박을 갖지 마세요.
  • 전문적인 용어(terminology)나 개념은 구글에 검색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 디테일(detail)에 너무 집착하지마세요.
  • 내용이 좋은 논문은 시간 차이를 두고 여러 번 읽어보세요.

 처음 읽어보는 논문이라면, 특히 해당 분야가 아직 낯선 새내기 연구자라면, 논문을 읽고 내용을 100% 이해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고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것은 매우 당연한 현상이니 좌절하지 마세요. 처음 읽은 논문을 한 번에 이해해야한다는 강박감만 내려놓아도 한층 편한 마음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낯선 분야에 대한 논문을 읽다보면 그 분야의 전문 용어가 이해되지 않아 문장이 잘 읽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되도록 구글에 검색하여 영문으로 된 자료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영문으로 된 전문 용어를 검색할 경우 간단한 번역만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고, 그 번역으로는 논문의 문맥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물론 단순한 영어 표현이 궁금할 때는 네이버 검색이 조금 더 편리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문 용어(terminology) 검색의 경우, 구글에 검색했을 때 해당 용어의 배경지식과 관련 연구 자료들이 검색되어 논문을 공부할 때 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디테일(detail)에 집착하여 한 문단의 논리가 이해되지 않았을 때 계속 그 문단에만 머물러 있다면 논문 읽는 속도가 매우 느려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과감히 받아들이고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런 디테일에 대한 이해 부족은 관련된 논문을 많이 읽어보고 이해도가 쌓이고 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후에 경험이 쌓여 논문의 중요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디테일까지 챙겨서 공부해야하는 중요한 논문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파고 드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논문을 처음 읽는다면 그 논문의 요점과 큰 그림만 파악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유명한 연구 그룹에서 출간(publish)한 논문 또는 선배들이 추천하는 내용이 좋은 논문은 시간 차이를 두고 여러 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큰 그림을 위주로 봤다면, 두 세 번째 읽을 때는 하나의 디테일(detail)에 신경써서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단지 시간 차이를 두었을 뿐인데 예전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논리가 다시 읽었을 때는 쉽게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내용이 우수한 논문은 여러 번 읽을수록 논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새로운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논문 읽는 순서 추천

 보통 과학 학술 논문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라 쓰여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Title
  • Abstract
  • Introduction
  • Experimental
  • Results & discussion
  • Conclusion
  • References

 저는 개인적으로 논문의 큰 그림을 먼저 파악한 후, 세부적인 내용을 읽어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다음과 같은 순서로 논문을 읽고는 합니다.

 

Title > Abstract > Conclusion > Results & discussion (data)

> Introduction > Results & discussion (detail)

 

 우선 논문의 첫 장을 펼쳐 논문의 제목(title), 저널(journal)명, 출간된 년도, 어떤 그룹에서 낸 논문인지 정도를 체크합니다. 초록(abstract)은 논문의 주요 내용을 한 문단 내지 두 문단으로 정리를 해 놓은, 제목 바로 아래에 있는 파트이므로, 위 정보를 파악한 후에 이어서 바로 읽어봅니다. 초록에서는 해당 연구가 왜 진행되었으며, 어떤 것을 목표로 했는지, 어떤 결론을 얻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중요한 내용에 대해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 놓으면 더욱 좋습니다. 

 

 제목(title)과 초록(abstract)을 확인한 후에는 바로 논문의 맨 뒷 장에 있는 결론(conclusion) 파트을 읽습니다. 결론 파트에서는 연구의 주요 성과들에 대해 약간 더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초록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결론 파트에서 보강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해당 논문의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논문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대강 이 연구가 왜 진행되었으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도는 말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다음은 결과 및 토의(results&discussion)에 나와있는 각종 그래프와 표를 훑어봅니다. 이 때는 자세하게 데이터를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논문이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담고 있으며, 어떤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는지 대강 파악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까지 했을 때 여전히 이 논문에 흥미가 있고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제 서론(introduction)을 읽기 시작합니다.

 

 서론(introduction)에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지식이 소개되어 있으며, 저자가 참고한 선행 연구들에 대한 분석과 함께 연구 동기와 방향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 분야에서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여러 이론들과 연구 결과들을 공부할 수 있는 소중한 파트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결과 및 토의(results&discussion)으로 돌아가서 읽어보되, 이번에는 데이터를 해석하는 저자의 논리의 흐름을 꼼꼼히 따라가봅니다. 이 때 저자는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선행 논문을 참고하고 이를 주석으로 표시해놓습니다. 만약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관련된 문헌 번호를 참고 문헌(reference) 파트에서 찾아 따로 표시를 해놓고 다음에 공부할 논문으로 준비해놓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논문 한 편의 내용을 어느 정도 따라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더 나아가 해당 연구가 자신의 연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자세한 실험 세팅(setting)을 알고 싶을 때에는 실험 과정(experimental) 파트에서 어떤 물질(material)을 사용하였는지, 샘플은 어떻게 준비했는지(sample preparation) 등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상으로 빠르고 쉬운 논문 리뷰를 위한 저의 요령이었습니다. 저는 위의 순서로 논문을 읽었을 때 가장 시간이 적게 들었고, 들인 시간에 비해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더 효율적인 방법, 여러분만의 꿀팁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저도 더 배워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다음 포스팅에서는 논문 리뷰를 하고 난 후, 파워포인트(PPT)로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대학원 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내가 공부한 논문을 선배나 교수님에게 설명을 해야할 때가 있지요.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했지만, 이제는 나름 편안하게 파워포인트를 켜서 자료를 뚝딱뚝딱 만들어 내고 있답니다. 모쪼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